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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 많음 주의

스포일러 안 가림 다른 작품 얘기도 막 함

영화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마카로니 23-07-20 12:16 37
나는 머글이다..
큰일났다... 본 당일에 후기를 안 썼더니 그나마 느낀 것도 다 휘발됐네요. 원래 디씨/마블 계열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아무 사전 지식 없는 상태로 갔더니 '와 화면 멋있다' '와 미겔 개쩌네' 이정도 감상밖에 못 느꼈어요. 이게 2편이라는 것도 영화관을 나온 뒤에 알았습니다. 2편이면 2편이라고 표기를 하란 말이야! 그치만 스파이더맨은 잘 팔린 IP니까 이렇게 좀 불친절하고 간지를 챙긴 표기를 해도 되는거겠죠?

잘 만든 거랑 별개로 저한테는 막.. 2시간 20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흥미진진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이 공간 안에서만은 내가 머글이라는 것을 은은하게 느꼈어요. 초장엔 그래픽 보는 재미로 봤는데 스토리 파트로 넘어가니까 슬슬 지루해지더라고요. 같은 날에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먼저 봐서 그런가 집중도 잘 안 되고... 뭔가... 스파이더맨들이 줄줄이 나와서 벅차올라야 할 것 같은 타이밍에 '그렇군요??'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그치만 영화의 타겟층이 제가 아닌걸 어쩌겠어요. 제가 보고 흥미롭지 않았어도 여전히 좋은 영화입니다.

오프닝 시퀀스는 정말 멋졌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박력있는 드럼 연주와 함께 '걔만 그런 건 아니야'가 반복되는 대사가 나오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약간 긴 감이 있나? 싶었지만 오프닝으로는 최고인 것 같아요.

영화에 코믹스의 요소들을 가져온 것도 멋졌어요. 만화 대사 칸을 가져오거나, 코믹스 한 페이지를 화면에 띄워주는 연출도 좋았지만... 코믹스 설정의 개연성을 자연스럽게 가져온 것도 좋더라고요. 원래 스파이더맨 세계관이 어떻게 생긴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체별로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것을 '그런 세계관'으로 때려넣은 게 쿨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설정 붕괴 어쩌고 얘기가 너무 자주 나와서 좀 지겨웠음 (저는 머글이니까요)

미겔 얘기가 탐라에 꽤 많이 보였던 것 같고 저도 위에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취향은 아니었어요. 초반에 애너미 잡아먹을 것처럼 입 쩍 벌리는 장면만 매력적이었던 듯. 그웬 입으로 '어쩌고저쩌고 뱀파이어 스파이더맨'으로 묘사된 것도 나름 좋았고요. 근데 뭔... 미성년자 데려와서 가스라이팅하는 인간으로 느껴져서 딱히 매력적이진 않았네요. 미겔만의 문제는 아니고 그 집단 자체가 그렇게 느껴졌던 거긴 하지만요.

이렇게까지 쓸 얘기 없을 줄 알았으면 진작 후기 쓸 걸 그랬나봐요. 여튼 대단한 스토리를 기대하고 간 건 아니고 애니메이터를 갈아먹은 시각적 결과물이 어떤가 궁금해서 보러 간 거니까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그치만 마블 유니버스 쪽에 더 관심을 가지진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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