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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든리안Muscleandhandworks
마카로니 24-02-07 00:43 110
싱클레어는 종종 매트 위에 엎드려 블레이크에게 발로 등을 밟아달라고 말했고 블레이크는 매번 거절했다. 식단 관리를 그만둔 싱클레어는 육안으로만 봐도 블레이크와 꽤 체격 차이가 났지만, 블레이크 또한 웬만한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보다 딱히 가볍지도 않은 건장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싱클레어는 가끔, 사실은 꽤 자주 한 대 때려주고 싶게 굴었지만 척추나 갈비뼈를 부러뜨려 죽이고 싶을 만큼 짜증나는 인간도 아니었다. 운동선수라는 이유로 일반인들이 골절당할 만한 힘을 받고도 멀쩡할 수는 없었다. 블레이크는 싱클레어가 자신을 너무 작고 연약하고 가벼운 존재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의심했다.

"미친 소리 그만하고 정신 차려."
"실제로 있는 스포츠마사지 방법이라고 열 번은 말한 것 같은데 왜 사람 말을 안 믿지?"

그냥 한 번 속는 셈 치고 하면 덧나냐? 다쳐도 내가 다치지, 네가 손해볼 게 대체 뭐가 있는데? 너는 모르겠지만 체육계에서는 서른 넘으면 은퇴해야 하는 노인이야. 등 결려서 마사지 좀 해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싱클레어가 분통을 터뜨리다 못해 자신의 많은 -그러나 블레이크보다는 어린- 나이를 들먹이자 블레이크는 황당해서 헛숨을 내뱉었다.

"그냥 손으로 해 줄게."
"네 악력으로 주무른다고 느낌이나 나겠냐..."

블레이크는 기가 차서 입을 다물고 싱클레어를 노려보았다. 그럴 때면 싱클레어는 마치 자기가 한 수 굽혀주는 것처럼 굴었다. 알았어,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뒤돌아봐. 블레이크는 군말없이 싱클레어에게 등을 보였다. 싱클레어는 날개뼈쯤 닿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모아 묶고 어깨 앞으로 넘기고는 블레이크의 척추 양옆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커다란 손이 굳은 근육 위를 꾹꾹 누르다 바깥쪽으로 옮겨가더니 무언가를 확인하는 것처럼 블레이크의 등을 쓸며 지나갔다. 블레이크는 자기도 모르게 기분 좋은 한숨을 쉬었다. 싱클레어가 시범이라고 하기에도 짧은 시간 동안만 블레이크의 등을 지압하다 손을 뗐을 때는 아쉽기까지 했다. 하지만 먼저 싱클레어를 마사지해주겠다고 말을 꺼낸 것은 블레이크니 별 수 없었다. 하지만 블레이크가 싱클레어의 등을 보기 위해 뒤돌았을 때 싱클레어는 이미 바닥에 손을 짚고 일어나고 있었다.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이렇게 엉망진창인 몸이 있을 수 있냐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얼굴에 뻔히 드러났다. 싱클레어는 블레이크의 팔을 잡아 일으키며 말했다. 야, 너 심각하다. 마사지는 네가 받아야겠네. 침대로 가서 엎드려.

800자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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