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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류인스타 여신의 강아지로 환생한 비자발적 순결주의자
마카로니 23-08-01 23:14 52
21세기에 비자발적으로 순결주의를 실천한 한 남성이 살았습니다. 그는 여성혐오와 그로부터 비롯된 온갖 굴절혐오로 대표되는 시대 정신을 가진 평범한 젊은이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는 여자와 성관계도 가져보지 못한 채 20대에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답니다. 하지만 세상은 마냥 불공평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는 쓰리사이즈 34-24-36의 미녀의 작고 귀여운 강아지로 다시 태어났거든요.

당연하게도 그는 생전 동물들을 싫어했습니다. 압정이나 쥐약을 끼워넣은 간식을 길에 끼우는 '진짜 나쁜 짓'은 한 적이 없지만, 돌봄을 받아야 할 남성을 내팽긴 채 강아지만 물고 빠는 골 빈 여자들을 인터넷에서 계몽하려 한 적도 있었고, 길고양이를 발로 찬 적도 있었습니다. -오! 21세기 시대의 정신 중에는 가성비도 있었죠.- 그는 그런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로 환생한 것이 제법 만족스러웠습니다. 여자의 가슴을 핥거나 사타구니에 코를 묻어도 모두가 귀여운 강아지로 생각할 뿐이었거든요. 그를 쓰다듬는 여자들은 모두 그에게 상냥하게 웃어주었습니다. 그가 생전 받아본 적 없는 여자로부터의 호의였어요. 그에게는 천국이었지요!

그렇지만 그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예쁘고 훌륭한 몸매를 가진데다 그를 사랑하는 주인이 부드러운 허벅지 위에 강아지를 올려놓고 하는 말들이 뭇 메갈들과 다를 바가 없었거든요! -그는 페미니스트보다 메갈이라는 단어가 우세하게 쓰이던 시대에 죽었답니다!- 그 순간 그의 마음 속에 피어났던, 아름다운 여자들에 대한 호감이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는 전생과 같이, 여자들을 이해하기보다는 혐오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이래서 메갈X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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