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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다머사랑니 발치 대작전 ③
마카로니 23-08-23 23:04 65
리어다머는 휴대전화의 투명 케이스 안에 방금 막 인화된 무화과의 증명사진을 끼워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스승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보이게 할 수도 있을까요? 무화과는 스승으로서 마법으로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친우로서 물었다. 당신에게도 이런 사진이 있다면 나도 받고 싶어요. 리어다머는 기억을 더듬는 동안 말이 없었다. 무화과가 참을성 있게 답을 기다리는 동안 리어다머는 머릿속으로 침대 옆 협탁과 거실의 커피 테이블, 사무실 책상 서랍까지 뒤져보았지만 무화과가 원하는 것을 찾지는 못했다. 리어다머는 오래 고민한 것치고는 확신이 부족한 채로 답했다.

"집에 가서 확인해봐야겠어요. 혹시 없으면 다음에 찍는 사진은 무화과 씨한테 가장 먼저 줄게요!"

무화과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어다머는 휴대전화 뒤쪽에 잘 자리잡은 무화과의 사진을 한 번 더 확인하고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이토록 완벽한 사진이 세상에 또 있을 수는 없을테지만, 리어다머가 성공해야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리어다머는 주먹을 한번 꾹 쥐었다 푼 후, 무화과에게 물었다. 잘 할 수 있을까요? 무화과는 리어다머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랐지만, 기꺼이 제자를 위해 축복을 베풀어주었다. 무화과는 한껏 꾸며져 평소보다 반짝거리는 얼굴로,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무런 근거 없는 말이었지만 리어다머는 지금 무화과가 하는 말이라면 비록 그것이 '이건 설탕이 아니라 소금이다'같은 터무없는 내용이라도 무엇이든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리어다머는 용기를 얻어 무화과의 손을 잡았다. 당장 출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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